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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만 해외 펜팔 친구와 아날로그 감성을

작성자: 애드인웰페어님    작성일시: 작성일2017-03-08 18:11:05    조회: 6,336회    댓글: 0

하이펜팔’최상철 대표 몸 약해 집안서만 살다 개설 한류팬 아내도 펜팔로 인연


전 세계 20만 명이 이용하는 인터넷 무료 사이트 '하이펜팔'을 설립한 최상철 대표(오른쪽)가 대전의 자택에서 부인 다나카 유키와 포즈를 취했다. [사진 하이펜팔]
몸이 약해 집 안에서만 지내는 16세 소년은 교복을 입고 등교하는 또래 아이들이 세상에서 제일 부러웠다. 잠이 덜 깬 듯 졸린 눈을 비비거나 신발주머니를 픽픽 발로 차며 투덜거리는 모습마저도, 이를 창 너머로 바라보는 소년에게는 '얼마나 행복할까' 싶었다.

 소년은 해외 펜팔을 시작했다. "세상 어딘가에 내 친구가 있을 것 같아서"였단다. 중개업체에 3000원을 내고 영국인 소년의 주소 하나를 받아 두꺼운 한영 사전을 뒤져가며 편지를 주고받았다.

 그로부터 20년 뒤, 소년은 전 세계 20만 명의 펜팔을 이어주는 인터넷 사이트의 운영자가 됐다. 한국어·영어·일본어·중국어·스페인어·인도네시아어로 서비스되는 인터넷 무료 펜팔사이트 '하이펜팔'의 최상철(35) 대표 이야기다. 하이펜팔은 자신의 프로필과 사진, 관심사를 올린 뒤 마음이 맞는 해외 친구들과 편지나 e-메일로 펜팔하도록 이어주는 무료 사이트다. 2006년 문을 열었고 최근 1~2년 사이엔 연간 5만~6만 명씩 회원이 늘고 있다. 특히 일본어와 영어권 사용자에게 인기가 많다.

 사이트 운영·관리·홍보·마케팅 담당자는 한 명. 최상철 대표다. 대전의 자택에서 1인 기업으로 운영한다. 인터넷 서버 관리는 전문 업체에 맡겼고, 광고는 구글과 계약해 전용 플랫폼 '애드센스'를 쓴다. 따로 광고 영업을 하지 않아도 대기업 연봉 이상의 수익을 고정적으로 얻고 있다. 스마트폰 사용자가 늘면서 최근에는 수익의 절반이 모바일 광고에서 나온다.

 최 대표는 건강이 좋지 않아 정규 교육은 중학교까지만 받았다. 고등학교는 검정고시로, 대학 수업은 인터넷 강의로 소화했다. 날마다 출퇴근해야 하는 직장 생활은 꿈도 꾸지 않았다. 2000년 초부터 PHP나 mySQL 같은 인터넷 사이트와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필요한 프로그래밍을 책을 통해 독학으로 익혔다. "나 같은 사람이 먹고 살 방법이 이것뿐이어서 절박하게 공부했다"고 한다. 하이펜팔 사이트와 그 안에서 이용하는 즉석 메시지 모두 최 대표가 만들었다.

 "아날로그의 감성을 인터넷 시대에 살리고 싶었다"는 게 펜팔 사이트를 시작한 이유다. 덕분에 일생의 동반자도 만났다. 일본인 아내 다나카 유키(34)는 드라마 '대장금'을 보고 한국 문화에 관심이 생겨 2009년 하이펜팔에 가입했다. 최 대표와 편지 친구가 됐고, 서강대 한국어학원으로 유학도 왔다. 아내가 공부를 마치고 돌아가는 날, 최 대표가 프로포즈했다. 아내는 현재 K팝 관련 일본어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하이펜팔의 성공에는 한류 덕도 봤다. 동방신기나 슈퍼주니어의 국내외 팬이나 드라마 애호가들은 펜팔로 공통 관심사와 정보를 주고받는 경우가 많다. 이용자끼리 번역을 도와주는 '언어교환' 코너도 사이트 내에 만들었다.

 최 대표의 희망은 하이펜팔을 '청정지역'으로 지키는 것이다. 게시판을 날마다 모니터링하면서 음란성이나 욕설글이 없나 살피고, 메시지에서 자동으로 걸러내는 장치도 해 놓았다. "인터넷 콘텐트는 넘쳐나는데 학생들이 안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는 부족하잖아요. 전 세계 친구들과 감성을 나누는 공간으로 끝까지 지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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